청남대 생태탐방로 걷기
◈ 일시: 2025년 5월 27일 화요일 / 맑음
◈ 장소: 청남대 생태탐방로 / 충북 청주 상당구 문의면
◈ 코스: 별장매점 → 청남대 입구 게이트 → 별장매점
◈ 거리: 9.37km
◈ 시간: 1시간 40분
08:35 그저께 청남대 재즈토닉 공연을 보러 셔틀버스를 타고 청남대로 가던 중에 도로 오른쪽 호반을 따라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. 아하, 청남대 생태탐방로가 다 만들어진 모양이네. 뉴스 폭풍 검색.
충북도가 4월 9일 청남대 진입로 부근에 생태탐방로 조성을 완료했다. 생태탐방로는 청남대 진입로 부근 청남대길 241에 있는 별장매점부터 청남대 매표소까지 총 4.05km 구간을 잇는다. 도는 '청남마루', '풍경지음', '명경지수', '월하정인' 4개 테마로 구성된 구간마다 전망대와 쉼터, 포토존, 무지개 터널 등을 설치해 아름다운 대청호 풍광을 만끽하며 걷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. 차량 이용자를 위한 비상정차대도 설치했다. 도는 향후 청주시와 협의해 문의면 노현습지까지 생태탐방로를 연장할 계획이다.
완공했구나. 그리하여 오늘 그 따끈따끈한 생태탐방로를 걸어보기 위해 아침 일찍 차에 올랐다. 출발. 탐방로 시작지점인 별장매점까지 가는 데에는 35분의 시간이 걸렸다. 별장매점 옆 공간에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왔는데 어라, 데크길이 보이지 않는다. 뭐야, 별장매점까지 생태탐방로를 조성했다고 나와 있는데 어떻게 된 거지? 언덕을 넘고 '청남대 백합나무 호숫길'이라는 표지판을 지나 회차로까지 진행을 했더니 넓은 주차공간이 나타나고 데크길도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.
아니 이 인간들은 별장매점까지 데크길을 깔아놓았다고 선전을 해놓고, 데크길은 왜 이 회차로 지점에서부터 시작되는 거지? 데크길을 회차로 지점까지 깔아놓았다고 해야 하는 거 아냐?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행정을 이렇게 대충대충 하는 건지 모르겠네. 주차장 한쪽에 서 있는 청남대 백합나무 호숫길 안내판들이 보인다. 백합나무 호숫길은 청남대 생태탐방로라는 명칭이 생기기 전에 부르던 이름이다.
▲ 청주 아파트 출발 [08:39]
▲ 별장매점 공터에 주차 [09:16]
▲ 회차로 쪽으로 진행 [09:17]
▲ 청남대 백합나무 호숫길 표지판 [09:19]
▲ 길 양쪽에 서 있는 백합나무 [09:19]
▲ 회차로 주차장에 있는 조형물 [09:21]
▲ 조형물 안내판 [09:21]
▲ 청남대 백합나무 호숫길 안내판들 [09:22]
▲ 주차장 거울에 비친 내 모습 [09:22]
09:22 청남대 생태탐방로는 폭 2m의 완만한 데크 길 1.78km와 야자매트 길 2.27km로 구성되어 있으며 계단이라고는 전혀 없는 무장애길이라 누구나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. 별장매점에서 청남대까지 이어지는 대청호길에는 백합나무 호숫길이라는 서브 타이틀이 붙어 있다. 왜? 길 양쪽에 백합나무가 가로수로 서 있기 때문에.
백합나무?
수려한 수형의 백합나무는 아름다운 꽃이 피는 고귀한 멋을 갖춘 나무다. 원래는 미국 동부지방이 이 나무의 고향인데 1900년대 초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전국에 널리 퍼져 잘 자라고 있다. 잎은 황록색에 잎자루가 길고 포플러를 닮았으며 속성수로써 나무높이 최고 60m, 둘레가 10m까지 자랄 수 있다. 미국에서는 yellow poplar라고도 한다. 백합나무의 아름다움은 꽃에 있다. 5월 말에서 6월 상순경에 녹황색의 꽃이 피는데, 크기가 5~6cm로 오렌지색 바탕의 6개 꽃잎이 참으로 아름답다. 꽃 모양이 튤립 같다고 해서 일명 튤립나무라고도 한다.
그러고 보니, 나무도 크고 수형도 좋고 마침 때를 만나 피어난 꽃도 참 아름답다. 사실 내가 이 길을 오늘 처음 걷는 것은 아니다. 이전에 곰실봉과 구리봉 산행을 하면서 그리고 대청호 오백리길을 걸으면서 두세 번 걸은 적이 있다. 물론 그때는 데크길이 없었기 때문에 도로 갓길을 걸었지만.
▲ 청남대 생태탐방로 데크길에 진입 [09:22]
▲ 청남대 생태탐방로 야자매트길 [09:24]
▲ 봉황이 있는 쉼터 [09:25]
▲ 차도와 나란히 가고 있는 데크길 [09:27]
▲ 대청호 뒤로 보이는 문의대교 [09:28]
▲ 월하정인 zone 안내판 [09:31]
▲ 길 오른쪽 대청호 풍경 [09:32]
▲ 생전 처음 보는 백합나무 꽃: 참 아름답다 [09:34]
▲ 산딸나무도 꽃을 피웠네 [09:35]
▲ 야자매트가 깔려 있는 길 [09:38]
09:39 생태 탐방로는 청풍명월 앞글자를 딴 청남마루, 풍경지음, 명경지수, 월하정인 등 4개 테마 구간으로 꾸며져 있다.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,
청남마루는 망향비와 선착장 등 기존 시설과 연계한 공간으로 버드나무 숲, 전망대, 무지개터널이 볼거리다. 지형을 탐험하며 자연을 배우는 공간인 풍경지음 구간엔 물골 생태숲과 탐조대, 포토존, 흔들의자 등을 설치했다. 명경지수 구간엔 석양마루 숲과 석양전망센터, 월하정인 쪽엔 달 모양을 한 포토존과 멜로디 난간을 조성했다.
솔직히 말해서, 있는 아이디어 없는 아이디어를 다 짜내어 이름을 짓고 조형물과 시설물도 설치하고 애를 많이 썼지만, 둘레길과 같은 탐방로를 꼭 그런 것들로 꾸며놓아야 하는지 모르겠다. 외국에 있는 트레일을 여러 곳 가보았는데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삐까번쩍하게 해 놓은 곳은 거의 만날 수 없었다.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, 꼭 필요하지도 않은 이런저런 것들을 설치하는 전시행정은 하지 말자는 것이다.
▲ 명경지수 zone 안내판 [09:39]
▲ 차도와 나란히 가는 데크길 [09:42]
▲ 풍경지음 zone 안내판 [09:43]
▲ 무지개난간 [09:44]
▲ 풍경지음 구간 안내판 [09:46]
▲ 청남대 생태탐방로 데크길 [09:47]
▲ 길 오른쪽 대청호 풍경 [09:48]
▲ 청남대 생태탐방로 야자매트길 [09:54]
▲ 무지개터널 [09:55]
▲ 청남대 1km 전 표지판 [09:59]
10:02 대청댐 뒤로 산중턱에 걸려 있는 현암사가 보인다. 이전에 여러 번 가본 곳인데 정치적 애환을 겪은 천년고찰이다. 현암사는 청남대 부근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전두환 정부 때 폐사 위기를 겪었고, 대통령이 별장에 묵게 되면 경호원들이 상주하며 사찰을 찾은 관광객들의 행동을 감시하던 곳이다. 죄 없는 남들은 죽여놓고 자기는 죽기 싫었던 모양이네.
청남대 입구 게이트 앞에서 데크길이 끝이 났다. 별장매점에서 55분 걸렸네. 유턴, 차를 세워둔 곳으로 돌아간다. 오면서 찍을 사진은 다 찍었으니 돌아갈 때는 발걸음만 부지런히 놀리면 된다. 그런데 청남대가 이름이 나기는 한 모양이다. 승용차와 관광버스가 연신 청남대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으니 말이다. 차를 세워둔 별장매점 앞에 도착했다. 9.37km, 1시간 40분. 양호하네. 청남대 생태탐방로, 크게 볼거리는 없지만 길 전체가 데크와 야자매트가 깔린 무장애길이라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길로 추천한다.
▲ 대청댐 뒤로 보이는 현암사 [10:02]
▲ 청남마루구간 안내판 [10:03]
▲ 버들나루 스탠드 [10:03]
▲ 청남대 입구 게이트 앞에서 유턴 [10:11]
▲ 돌아가는 길에 바라본 대청댐과 현암사 [10:18]
▲ 길 왼쪽으로 보이는 대청호 [10:32]
▲ 도로와 나란히 가는 데크길 [10:39]
▲ 멀리 국태정 전망대가 보인다 [10:46]
▲ 데크길이 끝나는 지점 회차로 주차장 [10:54]
▲ 차를 세워둔 별장매점 공터에 도착 [10:58]
▲ 청남대 생태탐방로 걷기를 마치고 아파트에 귀환 [11:34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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